장애인 속여 염전 데려가 5년간 착취....영광서 또 염전 노동 착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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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6회 작성일 26-07-09 17:41본문
염전 업주 등 3명 구속기소…감금·폭행·노동력착취유인 등 혐의
피해자 3명 모두 장애인, 가족 관계 단절…“탈출조차 생각 못 해”
최장 5년간 하루 17시간 노동…임금 약 3억 원 미지급
장애인단체 “영광군 책임 있는 대응 요구”
전남 영광에서 또다시 장애인을 상대로 한 ‘염전 노동착취’ 사건이 발생했다.
광주지방검찰청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서혜선)는 지난 7일 영광에서 염전을 운영하며 장애가 있는 노동자들을 상대로 노동력을 착취한 혐의로 염전 업주 A 씨 등 3명을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이들에게는 중감금과 노동력 착취 유인, 준사기 등의 혐의가 적용됐다. 근로계약서 등 주요 증거를 빼돌린 혐의로 D 씨도 불구속 기소했다.
전남 지역 장애인 단체들은 8일 기자회견을 열고 “2014년 신안군 염전노예 사건 이후 12년이 지난 지금 영광군에서도 유사한 사건이 발생했다”며 재발방지 대책과 영광군의 책임 있는 대응을 촉구했다.
영광군청 청사 입구 계단에서 기자회견이 열렸다. 계단 위에는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영광 염전 노동자 감금·폭행·임금체불 등 가혹행위 사건 재발방지 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있다. 사진 전남장애인차별철폐연대임금 지급할 것처럼 속여 염전으로 유인…감금·폭행도
이번 사건은 지난 5월 22일 ‘피해자 X 씨가 맞은 것처럼 얼굴이 많이 부은 상태로 횡설수설하며 논으로 다닌다’는 마을 주민의 112 신고로 드러났다.
검찰에 따르면 피해자들은 50~60대 남성 3명으로, 경계선 지능과 미분화 조현병, 시각장애 등의 장애를 가지고 있으며 가족과 단절된 생활을 하고 있었다. 특히 피해자 가운데 1명은 의사표현에 현저한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염전 업주 A 씨는 임금을 지급할 것처럼 속여 피해자들을 염전으로 데려갔다. 피해자들은 이후 하루 평균 약 17시간씩 일했으며, 가장 오래 일한 피해자는 약 5년간 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들에게 지급된 임금은 한 푼도 없었다. 검찰은 체불 임금이 모두 합쳐 약 3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A 씨는 피해자 Y 씨의 통장을 관리하면서 11차례에 걸쳐 예금 약 390만 원을 동의 없이 인출해 사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노동력 착취뿐 아니라 피해자들을 상대로 한 감금과 폭행도 이어졌다. A 씨 일당은 피해자의 손을 빨랫줄로 묶어 기둥이나 대들보에 매단 채 폭행하고, 차량 트렁크에 가두는 등 감금과 가혹행위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피해자들이 노동력 착취와 일상적인 폭행, 가혹행위를 당하면서도 탈출하지 못한 것은 장애와 경제적·심리적 취약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피해자들은 장애로 인한 대응 능력이 부족한 데다 과도한 노동과 배고픔, 지속적인 폭행으로 심리적 무력감을 겪었고, 임금조차 받지 못해 염전을 떠날 경제적 기반도 없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러한 이유로 피해자들이 탈출을 시도하지 못한 채 A 씨 등에게 의존하는 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판단했다.
“개별 업주의 일탈 아냐”…장애인단체들 영광군에 민관 TF·전수조사 촉구
전남장애인차별철폐연대와 시민사회단체들은 8일 영광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건을 “개별 업주의 일탈이 아니라 구조적인 노동권·인권침해 사건”이라고 규정하며, 지자체의 책임 있는 대응을 촉구했다.
이들은 “의사표현에 어려움이 있거나 가족, 지역사회와 단절된 장애인 노동자는 가장 먼저, 가장 쉽게 착취의 대상이 된다”며, “이번 사건은 고립된 노동환경, 직업소개 구조, 임금체불, 이동 제한, 폭행과 협박, 그리고 장애와 취약성을 이용한 착취가 결합된 사건”이라고 밝혔다.
단체들은 특히 2014년 신안 염전노예 사건 이후 전남지역에서 유사한 ‘노동착취 사건’이 반복되고 있는 것은 행정의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영광군은 이번 사건을 수사기관에 떠넘기고 결과만 기다려서는 안 된다”며 실질적인 권한을 가진 민관 TF를 구성해 조사와 대책 수립, 피해자 지원, 재발방지 이행을 총괄하고, 이 과정에 시민사회가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염전 사업장에 대한 민관합동 전수조사와 직업소개 구조 전반에 대한 점검, 피해 노동자에 대한 장기 지원 대책 마련도 요구했다.
단체들은 “영광군이 더 이상 책임을 미루지 말고 이번 사건을 계기로 염전 노동환경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며 “영광군이 책임을 인정하고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할 때까지 대응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